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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아름다운 청년 고 이수현 15주기를 추모하며


감사합니다.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2001년 1월 26일 도쿄 신오쿠보 역에서 한 대한민국 청년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고 이수현, 술에 취해 선로에 떨어진 일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가 함께 뛰어든 일본 사람과 함께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한국 청년의 아름다운 희생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일본 사회에 만연한 개인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자국에서 그것도 한국인이 자국민을 구하려다 희생되었다는 사실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고 이수현 씨의 희생 후에 그의 정신을 기리고자 LSH 아시아 장학회가 설립이 되고 너를 잊지 않을 거야」 라는 추모영화도 제작이 되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재학 중 한일 교류에 뜻을 두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고 이수현 씨,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요. 2016년 1월 26일이 15주기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고인의 기일에 맞춰 신오쿠보 역에 다녀왔습니다. 

 

 

【의인 이수현씨 15주기를 추모하며】

 

 

▲ JR 야마노테센 신오오쿠보 역입니다.

 

 

 

▲ 몇 년 만에 와보는데 예전에는 없던 스크린도어가 보이네요.

 

 

 

스크린도어가 조금만 빨리 설치됐더라면 취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일도 없었을 테고 이수현 씨의 희생도 없었을 텐데 말이죠...

 

 

 

개찰구 쪽으로 가니 고 이수현 씨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동판이 보입니다.

 

 

 

▲ 신오오쿠보 역에는 개찰구가 하나뿐이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동판을 한번 쯤은 봤을 겁니다.

 

 

 

▲ 오른쪽에는 한글로 고 이수현 씨에 대한 내용이, 왼쪽에는 같은 내용이 일본어로 새겨져 있네요.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 카메라맨 세키네 시로씨는 2001년 1월 26일 오후 7시 15분경, 신오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발견하고 자신들의 위험을 무릅쓴 채 용감히 선로에 뛰어들어 인명을 구하려다 고귀한 목숨을 바쳤습니다. 두 분의 숭고한 정신과 용감한 행동을 영원히 기리고자 여기에 이 글을 남깁니다.

 

 

 

▲ 역 위로 달리는 전철을 보니 오늘따라 야속함이 드는 건 왜일까요...

 

 

 

고 이수현 씨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깃들어 있는 신오쿠보역, 역 안에 새겨진 이수현 씨의 이름이 오래도록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 이수현씨 생전 일본 유학시절 모습

 

 

혹시 고 이수현 씨의 부모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아드님은 어느 누구도 가지지 못한 용기와 어느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희생정신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찰나의 순간에 선로로 뛰어드는 선택을 했다는 건 평소 아드님의 성품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드님의 희생으로 한국인을 바라보는 일본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었습니다. 생전 한일 교류에 이바지하고자 했던 아드님의 뜻은 이미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저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입니다. 아드님 같은 용기는 절대 낼 수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욱 아드님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역사적, 정치적으로 한국과 일본이 어려운 관계에 놓여있지만 아드님의 희생으로 인해 일본에 있는 한국 사람들은 보다 당당하게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청년, 의인, 영웅... 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자식을 잃은 슬픔에는 위로가 되지 못하겠지만 아드님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분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