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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일본 열도의 흔한 자동차 페인팅


오타쿠 나라의 카 페인팅 페스티벌


 

 

애니메이션의 나라 일본, 출근길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는 어른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 같았으면 다 커가지고 만화나 본다고 핀잔을 들을 만도 한데 일본에서는 아주 흔한 풍경입니다. 게다가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퀄리티가 상당히 높아서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죠.

 

건담, 에반게리온, 드래곤볼, 슬램덩크, 닥터슬럼프 등등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만화들이 인기를 얻고 그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일본에는 우리들이 흔히 “오타쿠” 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건담 프라모델에 빠진 오타쿠, 걸그룹에 빠진 오타쿠, 컴퓨터 게임에 빠진 오타쿠 등 그 분야도 정말 다양한데요. 우리들의 생각 속 오타쿠는 뭔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죠. 그런데 요즘 일본에서는 오타쿠를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뭔가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걸 연구하고 그 분야에서만큼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해 드릴 자동차 페인팅도 오타쿠 문화의 한 분야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지난 주말에 저희 동네에서 자동차 페인팅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일본에서 와서 처음 본 자동차 페인팅이었는데 그들의 열정과 노력에 정말 감탄을 했습니다.  

 

 

【열도의 흔한 자동차 페인팅】

 

 

▲ 제가 사는 동네 히카리가오카에서 카 페인팅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 자동차뿐만 아니고 오토바이도 있었는데요.

 

 

 

 

▲ 어쩜 이리도 이쁘게 꾸며놨는지 참 신기하더군요.

 

 

 

▲ 이 오토바이는 인형까지 태워놨습니다. 인형이 어떻게 이렇게 다소곳하게 앉아 있나 했더니...

 

 

 

▲ 사진 찍으라고 뒤에서 인형을 잡아주고 있더군요. 참 친절도 합니다. ^^

 

 

 

▲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열도의 흔한(?) 카 페인팅을 구경해 볼까요? 너무 놀라서 입 벌리고 보다가 턱 빠질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ㅎㅎㅎ

 

 

 

 

 

 

 

▲ 대부분이 미소녀 페인팅이네요. ^^

 

 

 

▲ 정말 굉장하죠? 하지만 아직 놀라기에는 이릅니다.

 

 

 

▲ 어떻게 구했는지 애니메이션 여주인공 입간판(?) 과 깃발까지 세워뒀습니다.

 

 

 

▲ 뭔가 페라리 느낌이 나는...

 

 

 

▲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여주인공의 모습이네요. “냥~~~”

 

 

 

▲ 참 화려하죠? 마치 레이싱카 같은 느낌이 듭니다.

 

 

 

▲ 아리따운 여인을 보닛에 모셔두었네요.

 

 

 

▲ 희색 차체에 보라색 페인팅이 참 잘 어울립니다.

 

 

 

“이 귀여운 인형들 어쩔거니 진짜~”

 

 

 

▲ 어이쿠! 새로운 여신님 등장이네요.

 

 

 

▲ 와... 정말 입이 떡 벌어집니다.

 

 

 

▲ 뒤쪽은 물론이고...

 

 

 

▲ 지붕까지 빼놓지 않는 이 섬세함이란...

 

 

 

▲ 인형이 다리 아플까 봐 의자까지 대령했네요. 이 사람들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정말 애정이 깊나 봅니다. ㅎㅎ

 

 

 

 

▲ 화려한 차들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느라 정말 정신이 없더군요.

 

 

 

▲ 날이 어두워지니 차 바닥에서 녹색 불빛이 반짝거립니다.

 

 

 

 

 

▲ 건 게일 온라인이라는 게임의 매니아인가 보네요. 게임이 얼마나 좋아야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걸까요?

 

 

 

 

▲ 뒤태도 장난 아니죠?

 

 

 

 

 

 

 

▲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로 차를 꾸며 놨습니다.

 

 

 

▲ 그리고 이번 카 페인팅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

 

 

 

▲ 밤이 되니 형광색 페인팅이 더욱 눈에 띄더군요.

 

 

 

▲ 여인 두분이 모두를 반겨주십니다.

 

 

 

▲ 뒤태 하나로 모든 차를 올킬!!!

 

 

 

▲ 차 뒷면을 개조해서 모니터를 달고 애니메이션을 상영중이라는... “당신이 진정한 갑입니다!!!”

 

 

 

▲ 날이 어두워졌는데도 구경하는 사람들이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저도 장 보러 나왔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으니까요. ㅎㅎㅎ

 

 

정말 정신 줄 놓고 구경했습니다. 태어나서 이런 건 처음 봤거든요. 정말 그들의 노력에 감탄을 금치 못 했습니다. 그리고 구경을 하면 할수록 도대체 차에다가 이런 정성을 쏟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참 궁금했는데 이 사람들 재미있고 쾌활하고 참 상냥하더라구요.

 

처음엔 사진을 찍어도 되나 망설이고 있는데 오히려 찍으라고 자리를 비켜주기까지 하고 사진 잘 나오라고 차 문도 닫아주고 말이죠. 그중에서도 유독 친절해 보이는 청년(?)이 있어서 말을 걸어봤습니다.

 

하시루켄 : 저기... 죄송합니다만 궁금한 게 있는데요.

덕후 청년 : 네 ^^

하시루켄 : 이런 건 직접 하시는 건가요?

덕후 청년 :  음... 사람에 따라 다른데요. 

덕후 청년 : 차에다가 직접 그림을 그릴 경우에는 직접 하는 사람들도 있구요. 

덕후 청년 : 저는 업체에 주문을 해서 씰을 붙인 거에요.

덕후 청년 : 아무래도 자체가 크다 보니 씰은 직접 붙이다가 실패할 확률이 높거든요.

하시루켄 : 아... 그렇군요. 

하시루켄 : 꽤 비쌀 텐데 한번 붙이면 얼마나 오랫동안 붙이고 있나요?

덕후 청년 : 저 같은 경우는 두 달에 한 번씩 바꿉니다.

하시루켄 : 네? 두 달에 한 번요? 그렇게 자주요? 왜요?

덕후 청년 : 제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가 새로운 의상이 나올 때도 있구요.

덕후 청년 : 사람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옷이 다 다르잖아요.

덕후 청년 : 계절에 맞춰서 의상 디자인을 바꾸다 보니 두 달에 한 번씩은 바꾸게 되네요.

하시루켄 : (엄지 척!) 하... 정말 대단하시네요.

하시루켄 : 그럼 하나만 더... 이 차는 평소에도 타고 다니시나요?

덕후 청년 : 물론이죠 ^^ 당연한 걸 물으시네요. ㅎㅎㅎ

 

“사람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옷이 다 다르잖아요.” 이 대답에서 정말 엄지가 저절로 올라갔습니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더 할 말이 없더군요.

 

지금까지는 일명 오타쿠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보면 뭔가 우리와는 조금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요. 덕후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도 그리 많이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술, 담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야구,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그들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것일 뿐” 이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