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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도쿄음식] 고기를 돌에 찍어 먹어요! 야끼니꾸집의 신기한 히말라야 돌소금


고깃집에서 처음 본 투명한 돌판의 정체는?


 

한동안 긴축재정으로 인해 소고기를 안 먹었더니 몸이 축축 처지는 것 같아서 오래간만에 가족들과 함께 소고기를 먹으러 신주쿠에 나갔습니다. 원래 자주 가는 곳은 이케부쿠로에 있는데 이 날은 신주쿠에 볼일이 있어서 인터넷으로 부지런히 검색을 했죠. 아이가 있기 때문에 방이 있는 고깃집을 수소문하다가 평이 좋은 곳이 있길래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소고기 모둠을 시키고 (저희는 항상 모둠 소고기를 시킨 다음에 그날그날 땡기는 부위를 추가로 시켜서 먹는답니다.) 이야기꽃을 피우며 기다리고 있었죠. 

드디어 똑똑!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고 점장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점장이 손에 들고 온 것은 고기가 아니고 돌이었습니다!!!

 

 

【히말라야 돌 소금

 

 

바로 이 돌인데요. 분홍빛을 띤 투명한 돌입니다. 꼭 대리석같이 보이기도 하구요. “왜 고깃집에서 돌을 가져다 주지?” “여기에 고기를 구워 먹으란 건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점장이 설명을 해주더군요.

 

하시루켄 : 이 돌은 뭐죠?

점장 : 이와시오(岩塩)라고 부르는 히말라야 돌소금입니다.

하시루켄 : 네? 돌소금이요? 이게 소금이라구요?

점장 : 네^^

하시루켄 : 어떻게 먹는 거죠?

점장 : 고기를 구우신 후에 돌소금에 찍어드시면 돼요^^

하시루켄 : 아...네...

 

분홍빛 돌에 고기를 찍어 먹으라는데... 설명을 듣고 나서도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돌에다가 고기를 찍어 먹으면 과연 소금맛이 날까 싶었죠

확인한 방법은 오직하나 직접 먹어보는 수밖에 없다 싶어서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모둠 소고기에요. 마블링이 예술이죠? ㅎㅎ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굽기 시작합니다.

 

 

 

과연 돌판에 고기를 찍어서 먹으면 정말로 짠맛이 날까요?

 

 

 

잘 구워진 고기를 불판에서 건져서 돌소금 위에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따끈따끈한 고기의 열로 돌소금이 조금씩 녹더군요.

과연 맛도 짤까 싶어서 먹어봤는데...

어? 진짜로 짭짤한 겁니다.

 

 

 

고기를 또 굽고...

 

 

 

다시 돌소금 위에 올려서 앞뒤로 한 번씩 뒤집어 준 다음에 다시 먹었는데

역시 짭짤한 소금맛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고기를 또 열심히 굽습니다.

이때부터는 소금 돌판에 고기를 찍어 먹는데 재미가 들려서 고기를 빨리 굽게 되더군요 ㅎㅎㅎ 

 

 

 

이렇게 두툼한 고기에도 소금이 잘 스며듭니다.

 

 

제가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한국에 있을 때도 고깃집을 참 많이 다녔었는데요.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고깃집에서 소금 돌판이 나온 건 처음 봤습니다.

그것도 히말라야산으로 말이죠. ㅎㅎㅎ

 

보통 고기가 좋은 집에 가면 고기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서 소금에 찍어 먹죠. 그런데 소금양을 잘 못 조절하면 귀한 소고기를 망치게 되는데 돌소금은 그런 참변을 방지해 줍니다. 돌소금이 아주 천천히 녹기 때문에 뜨거운 고기를 올려놓아도 많이 짜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기 전체적으로 소금 간이 되는 장점도 있구요 ^^

 

그리고 한번 사용한 돌판은 위생상 재사용하지 않고 버린다고 하네요.

어차피 버릴 거면 달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다고 합니다. 혹시나 집에 가져가서 식중독이라도 걸리면 자기들한테도 책임이 생기기 때문이라네요. 집에 가져와서 스팸이라도 구워서 찍어 먹으려고 했는데 말이죠 ㅎㅎㅎ

 

태어나서 처음 만나 본 히말라야 돌소금! 저에게는 먹는 재미에 고기의 맛까지 살려주는 요술 방망이... 아니, 요술 돌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