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해외 거주자가 한국에 가면 먹게 되는 인기 한국 음식들


한국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된 한국 먹방투어 3박 4일의 기록


 

얼마 전에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가족 전부는 아니구요.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저 혼자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 왔는데요. 오랜만에 왔다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먹고 싶은 거 없냐며 맛있는 거 먹으로 가자고 해서 본의 아니게 먹방투어가 되어버렸습니다. ㅎㅎㅎ

 

그동안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실컷 먹어서 좋긴 좋았는데 왠지 모르게 군대에서 휴가 나온 기분이 들더군요. 첫 휴가 나왔을 때는 집으로 오는 길에 초코파이부터 한 상자 사서 먹으면서 왔었는데 말이죠. 군대 다녀오신 분들은 이 느낌 아시죠?

 

그래서 제가 3박 4일간 한국에 들어가서 먹었던 음식들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아마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공감하실 거라 생각이 되네요.

 

 

첫째 날 - 처갓집 식구들과 함께 (모둠 회, 석화, 산낙지, 지리, 치킨)

 

한국에 도착한 첫날, 서울에 있는 처제네 집에서 하루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요. 참 고맙게도 형부가 멀리서 왔다고 한상 거하게 차려놨지 뭐에요. 서울에 계신 장인어른, 처형 식구들까지 모두 모여서 정말 오래간만에 사람 사는 것처럼 먹고 즐겼습니다.

 

 

 

▲ 제가 회를 엄청 좋아하는데 이렇게 준비를 해놨더라구요. ^^

 

 

 

▲ 일본에도 물론 회는 있지만 저는 초장을 찍어서 깻잎에 싸먹는 한국식 회가 더 맛있습니다. ㅎㅎㅎ

 

 

 

▲ 석화! 초장 뿌려서 먹었더니 꿀떡꿀떡 그냥 넘어가네요. 그 시원한 맛의 여운이 지금까지도 느껴지는 듯? 너무 오버인가요?

 

 

 

▲ 참기름에 버무린 산낙지, 참 고소하고 쫀득쫀득하죠. 머리는 아무도 손도 안 댔는데 장인어른께서 머리가 정말 맛있는 부위라고 하시면서 머리만 4개 정도 있었는데 혼자서 다 드셨습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식구들은 모두 두눈이 휘둥그레∼^^

 

 

 

▲ 회를 먹었는데 탕을 안 먹으면 서운하죠? 지리를 들고 나오면서 처제가 하는 말이 “맛있다고 싸달라고 하면 안돼∼ × 100번”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처제의 특기가 나오더군요. 새우, 조개, 꽃게까지 듬뿍 들어가서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습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어서 싸달라고 할 게 남아있지 않더군요. ㅎㅎㅎ

 

 

 

▲ 회를 너무 거하게 먹어서 더 이상 음식이 들어갈 곳이 없었는데도 형님이 치킨을 시켜서 맛만 보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치킨을 먹고 싶어 했던 걸 아신 거죠.

 

 

 

▲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치킨매니아의 닭강정! 배가 불러도 계속 들어가더군요. 한국에 온 첫날부터 이미 뇌는 제어기능을 상실했습니다. ㅎㅎㅎ 

 

 

둘째 날 - 나이 스물아홉에 아직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동생과 함께 (보쌈, 돼지국밥)

 

둘째날은 점심에 일을 보고 나서 저녁에 서울에서 인생의 쓴맛을 보고 있는 동생을 만났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할 겸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동생이 돼지국밥을 먹자고 하더군요. 돼지국밥이라... 경상도 음식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서울에서도 파는 곳이 있었습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

▲ 국밥이라고 해서 빨간 국물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맑은 국물이 나와서 깜짝 놀랐네요. 다대기(양념)을 듬뿍 넣어서 얼큰하게 먹으니 뜨끈뜨끈해서 좋더군요.

 

 

ⓒ구글 이미지 검색

▲ 먹고 싶은 음식 순위에서는 좀 뒤지지만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보쌈을 시켰습니다. 고기도 부드럽고 김치에 싸먹으니 중(中)짜리를 시켰는데 금방 없어졌습니다.

 

 

셋째 날(점심) - 친구들과 함께 (탕수육, 짜장면, 짬뽕, 골드스톤)

 

셋째날은 고향에서 친구들을 만났는데요. 친절하게도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더군요. 제가 뭐 군대에서 휴가 나온 이등병도 아닌데 말이죠. ㅎㅎㅎ 그래서 제가 짜장면하고 탕수육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반응이...

 

“헐...진짜? 진짜로?”

 

네... 제가 한국에서 먹고 싶은 음식 중에 탕수육과 짜장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상한가요? 튀김, 떡볶이, 순대도 먹고 싶었지만 짜장면에 반응한 이 녀석들의 표정을 보니 분식류는 입에 꺼내지도 못하겠는 거 있죠. ^^

 

 

 

▲ 탕슉∼!!! 요즘에는 이렇게 투명한 소스가 대세라네요.

 

 

 

▲ 저는 간짜장보다 이렇게 국물이 자작한 일반 짜장을 좋아합니다. 입이 저렴한 건가요? ㅎ

 

 

 

▲ 짜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어서 한 녀석에게는 짬뽕을 시키라고 했죠. 해산물도 많고 국물도 칼칼한 게 참 맛있습니다.

 

 

 

▲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고 나왔는데 바로 옆에 골드스톤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예전에 와이프와 데이트할 때 골드스톤의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었었는데 그 맛은 여전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런 프랜차이즈 커피숍 가본 지도 참 오래됐네요. 갑자기 와이프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려다가 마네요. 뭐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닌가요? ㅎㅎㅎ

 

 

셋째 날(저녁) - 본가 가족들과 함께 (장어구이)

 

셋째 날, 이제 다음날이면 일본으로 떠납니다. 오늘이 한국에서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마지막 날인 거죠. 일명 최후의 만찬!!! 부모님이 드시고 싶은 걸 먹으러 가자고 그렇게 이야기를 해도 부모님은 제가 좋아하는 장어구이를 먹으러 가자고 하십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최후의 만찬은 장어구이로 결정!!!

 

 

ⓒ구글 이미지 검색

▲ 일본에도 장어구이는 있지만 한국의 장어구이와는 맛이 좀 다릅니다. 일본의 장어구이는 간장소스 베이스로 부드럽게 구워낸 후 밥위에 올려서 먹는 덮밥류가 일반적이지만 한국의 장어구이는 매콤한 양념을 발라서 구운 후 깻잎에 쌈장과 마늘을 올려서 먹죠. 생각하니까 또 군침이 도네요.

 

 

넷째 날 -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불고기버거)

 

집이 지방인지라 아침부터 서둘러서 KTX를 타고 공항으로 오느라고 한 끼도 먹지 못했네요. 인천공항에서 티켓팅을 하고 마지막으로 뭘 먹을까 찾아보다가 롯데리아를 발견했습니다. 일본 롯데리아에서 별의별 햄버거를 다 먹어봤어도 전 아직까지 한국 롯데리아의 불고기버거 보다 맛있는 햄버거는 없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ㅎㅎㅎ

 

 

 

▲ 빅불버거, 빅맥의 롯데리아 버전인가요? 이름에서 뭔가 대단한 포스가 느껴지네요.

 

 

 

▲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불고기 패티가 두 장이나 들어 있어요^^ 달달한 소스도 딱 제 입맛이구요. 햄버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불고기버거로 마지막을 장식했습니다.

 

 

한국에 가면 먹고 싶은 음식 BEST 10

 

1. 양념치킨

2. 회

3. 짜장면

4. 탕수육

5. 양념갈비

6. 튀김, 떡볶이, 순대

7. 보쌈

8. 장어구이

9. 뼈다귀 해장국

10.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저는 이번에 무려 7개를 클리어했네요. ^^

 

제 개인적인 순위입니다만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공감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공감하시죠?

 

물론 일본에서도 파는 음식들도 있지만 한국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건, 한국에서는 추억이 함께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구장에서 시켜 먹는 짜장면, 피씨방에서 먹는 컵라면, 주말 저녁에 배달시켜 먹는 치킨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