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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난생처음 해 본 산타클로스 변장, 아이의 반응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아이를 위한 산타클로스 변장, 아이의 반응은?


 

 

다들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셨나요? 저는 가족들과 조촐하게 보냈는데요. 22개월 된 딸아이를 위해서 산타 복장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돈키호테에서 미리 산타 복장 세트를 구입해서 준비해 두고 퇴근 후에 아이 몰래 집에 들어가서 산타 옷으로 갈아입고 아이 앞에서 산타 할아버지 연기를 했는데, 아 글쎄...

 

 

【산타 할아버지 변장

 

 

크리스마스 당일, 퇴근하고 집 앞에서 도착했다고 카톡을 보냈더니 문을 열어놨다네요. 호흡이 척척 맞죠? ^^

 

 

 

돈키호테에서 파는 산타클로스 5점 세트

모자, 수염, 상의, 하의, 벨트까지 이거 하나면 준비 끝입니다.

 

 

 

아이 몰래 집에 들어와서 작은방에서 산타 할아버지로 변신!

 

 

 

아빠가 되고 나니 산타 변장까지 해보게 되네요. ㅎㅎㅎ

 

 

 

크리스마스 선물은 미리 줬기 때문에 선물 대신 아이가 너무나 좋아하는 케이크를 들고 아이에게로 고고고 

 

 

산타 : 에헴∼ 도이야

도이 : 응? (엄마에게 달려들면서)

엄마 : 도이야, 산타 할아버지 왔네

도이 : 빼! 빼! (무슨 의미인지 나중에 알았습니다.)

 

겁을 먹었는지 울먹울먹하면서 저한테 안 오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케이크를 들이밀었죠. ㅎㅎㅎ

 

산타 : 도이 주려고 산타 할아버지가 케이크 가져왔지

도이 : 쪼∼ 쪼∼ (달라는 말이죠)

산타 :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었어요? 착한일 했어요? (이런 틀에 박힌 멘트 밖에 안 나오더군요.)

도이 : 응!

 

아이에게 케이크를 주고 마주 앉았습니다.

산타 할아버지 연기를 하면서 아이에게 이런저런 장난을 치다가 아이의 한마디에 아빠는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엄마 : 도이야, 누구야 이 사람? (아이 엄마가 저를 가리키면서)

도이 : 아빠

 

아이가 저를 한번 쳐다보더니 아무 망설임 없이 “아빠”이러더군요.

어? 너 알고 있었던 거니? ㅠ.ㅜ

와이프는 박장대소하고 저는 깜짝 놀라서 어안이 벙벙하고...

 

아이가 산타 변장을 한 저를 처음 보고 한 “빼! 빼!”라는 말이 알고 보니 얼굴에 붙인 수염을 빼라는 말이었어요. 아이는 처음부터 아빠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아직 두 돌도 안 지나서 변장을 하면 전혀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제가 아이를 너무 어리게 봤나 보네요.

 

아이에게 산타 할아버지가 진짜로 있다는 꿈을 심어주고 싶었는데 오히려 꿈을 깨버린 게 아닌가 싶어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도이야 미안해∼ 아빠가 연기가 서툴러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