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메뚜기 통조림 먹어보니
이미 제목을 보셔서 아시겠죠... 오늘의 주제는 메뚜기 통조림입니다...
하...(한숨)
제 블로그의 주제가 도쿄의 맛집, 관광지, 재미난 소식, 이색 음식들인 건 다들 아시죠? 그런데 항상 이 이색 음식이 말썽입니다. 한국에는 없는 일본에만 있는 독특한 음식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별 희한한 음식들을 다 보게 되는데요. 독특하면서도 맛있는 음식들도 있는가 하면 돈 주고 먹으라고 해도 먹지 않을 음식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빵 통조림, 타코야끼 통조림 같은 건 독특하면서도 참 맛있게 먹었는데요. 징기스칸 캬라멜이나 와사비 빵 같은 건 블로그의 주제에서 이색 음식을 빼는 건 어떨까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 신기한 음식 빵 통조림과 더 신기한 빵 통조림 자판기
▶ 일본의 이색 통조림, 타코야끼(다코야키) 통조림 먹어보니
그런데 오늘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엽기 음식을 소개하게 되었네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말이죠.
지금도 먹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 메뚜기를 튀겨서 팔기도 하고 집에서 튀겨 먹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제가 초등학생 때 (제가 다닐 때는 국민학교였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웬 큼지막한 소쿠리에 튀겨진 메뚜기가 한가득 들어있었습니다. 그걸 보고는 정말 소스라치게 놀랐었죠. 그게 얼마나 충격적이었으면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곤충을 많이 아주 많이 무서워하는데 아마도 그 이유가 어렸을 때 봤던 메뚜기 튀김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제가 그렇게 무서워하는 곤충을... 메뚜기를 먹어야 합니다...
통조림 왕국 일본의 메뚜기 통조림, 곤충을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사람이 그 맛을 전해드립니다.
【메뚜리 조림 통조림】
▲ 일본의 엽기 통조림, 메뚜기 조림 통조림입니다.
▲ 메뚜기 그림 보이시죠? 심장이 덜덜 떨리네요.
▲ 이나고 칸로니 (いなご甘露煮), 우리말로 메뚜기 감로자인데요. 달달한 메뚜기 조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살짝 뚜껑을 열었는데 시커먼 게 잔뜩 보이는 거 있죠... 식은땀이 삐질삐질... 보통 블로그 사진을 식구들 다 자는 저녁에 찍는데요. 자고 있는 와이프를 깨워야 하나 수십 번을 망설였습니다. (그만큼 곤충이 무섭습니다. ㅠ.ㅜ) 하지만 용기를 내서 결국 뚜껑을 땄습니다.
▲ 헐... 시커먼 메뚜기들이 잔뜩 들어 있네요. 달달한 조림 냄새도 풍기구요.
▲ 완전 리얼 메뚜기입니다.
▲ 원판 불변의 법칙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요?
▲ 이제 먹어야 할 시간... 곤충과 피부를 접촉한 게 몇 년 만인지... 최대한 접촉면적을 줄이기 위해 꼬리만 살짝 집어 들었습니다. 이걸 먹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에 또 고민을 하고 그냥 먹었다고 하고 대충 얼버무릴까 참 별에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하지만 거짓말은 언젠가는 들통나는 법! “그래! 결심했어!” “만취한 상태에서 먹자!”
▲ 저게 진심이었지만 맛을 또 기억해야 포스팅을 할 수 있기에 맨정신에 먹기로 했습니다.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메뚜기를 입으로 가져가서 머리부터 몸통까지 한 입 꽉 깨물었습니다.
“바삭바삭”
계속 씹었습니다.
“바삭바삭 바사삭”
“음... 이건 머리고...”
“이건 다리구나...”
“꿀꺽”
삼켰습니다... 제가 메뚜기를 먹었습니다...
“이제 다 끝났어... 잘 했어... 잘 참았어...” 라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줬네요. ^^
마음의 평온을 되찾고 이게 무슨 맛인지 생각해보니 어디선가 비슷한 식감을 느꼈던 거 같습니다. 혹시 속이 텅 빈 마른 새우 조림 아시나요? 도시락 반찬으로 자주 등장하는 녀석이죠. 그 새우 조림하고 비슷한 식감입니다. 아마 눈 감고 메뚜기인지 모른 채 먹었으면 새우라고 착각할 수도 있었겠네요. 그리고 맛은 달달하면서도 짭짤한 조림맛입니다.
포스팅하려고 사진들을 다시 보니 소름이 돋네요. 메뚜기를 먹었어도 곤충 공포증이 없어진 건 아닌가 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메뚜기 먹어본 적 있으신가요? 메뚜기 통조림을 먹어보고 싶으신가요? ㅎㅎㅎ
이번 포스팅을 끝마치고 나니 뭔가 큰일을 하나 치른 것 같습니다. 홀가분하네요. 다음번 통조림 포스팅 때는 곤충 말고 평범한 음식으로 찾아뵐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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