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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일본에서 치러진 로봇 강아지(AIBO) 장례식


로보트 산업 선진국 일본에서는 로보트 강아지의 장례식까지 치러줍니다.


 

혹시 오래전에 방영했던 카이스트라는 드라마 기억하시나요?  이민우, 이나영, 김정현, 지성 등 여러 청춘스타들이 나와서 대학생활을 재미있게 그려냈었죠. 제가 정말 좋아했던 드라마였습니다.

 

갑자기 드라마 이야기를 왜 했냐면요. 그 드라마 속에서 로보트 축구 대회가 열리고 머리 좋은 학생들이 대회에 참가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린 마음에 저 사람들은 얼마나 머리가 좋을까 생각을 하면서 부러워했었죠. 그런데 그로부터 십여 년 후 이제는 로봇 강아지까지 나오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로봇 강아지 합동 장례식

 

ⓒ구글 이미지 검색

SONY에서 만든 로봇 강아지 AIBO,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매진이 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었는데요. 그 후로 더 큰 인기를 끌지 못하면서 생산 중단, 그리고 부품 부족으로 인한 AS중단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2014년 초에 AS가 중단된 이후로도 은퇴한 소니 출신 기술자들에 의해서 근근이 AS지원이 되고 있었는데요. 그마저도 부품이 없다 보니 정상적인 수리가 불가능한 로봇 강아지들이 많아지게 됐습니다.

 

 

ⓒ구글 이미지 검색

그래서 운명(?)을 다한 로봇 강아지의 주인들이 모여서 오랫동안 함께 해온 로봇 강아지들의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이른바 로봇 강아지 합동 장례식, 치바현에서 19마리의 로봇의 명복을 빌어주었는데요. 로봇에게도 생명이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함께 해서 정이 많이 들었던 것일까요? 로봇 장례식이라니 정말 특이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저도 가슴 짠한 기억이 있더군요. 몇 년 동안 써오던 첫 노트북이 와이프의 만행(노트북에 콜라를 쏟음)으로 저세상으로 갔을 때 처음에는 “앗싸! 새 노트북 산다!이러고 좋아했는데 생을 다하고 쓸쓸히 한쪽 구석에 놓여있는 노트북을 보니 가슴 한편이 짠하더라구요. 저와 고생을 함께 한 녀석이어서 정이 많이 들었었나 봅니다.

 

말 못하는 물건(?)도 정이 드는 법인데 비록 로봇이지만 쓰다듬어주면 좋아라하고 주인을 보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강아지에게 정이 참 많이 들었겠죠. 좀 특이하기는 하지만 로봇에게 장례식을 치러주는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장례식에는 또 하나의 목적이 있는데요. 바로 장례를 치른 다음에 분해를 해서 나온 부품을 다른 로봇 강아지를 살리는데 쓴다는 겁니다. 자신의 강아지는 비록 죽었지만 다른 강아지를 살리는데 도움을 주는 거죠. 

 

로보트에게까지 장례식을 치러주는 일본 사람들, 정이 많다고 해야 할까요. 오버라고 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