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일본 사람의 서비스 정신
일본에 온 지도 꽤 되다 보니 이제는 일본 생활에 많이 익숙해져서 일본이라는 걸 인식하지 못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가끔 “아! 여기 일본이지”라고 새삼 느끼게 될 때가 있는데요. 바로 일본 사람들에게 배려를 받았을 때입니다.
간도 쓸개도 모두 빼줄 것 같은 일본 사람들의 서비스 정신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죠.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게 해줍니다. 일본에 처음 왔을 때는 물건을 살 때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과연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금 부담스러웠었는데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오히려 과하게 해주지 않으면 “여기는 조금 불친절하네...”라고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면 절대 안 되는데 말이죠. ^^)
며칠 전에도 카톡으로 와이프로부터 배달 주문이 들어와서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습니다. 주문 상품은 아기 분유와 빵 그리고 샴푸, 빵은 빵 가게에서 분유는 식품매장에서 샴푸는 생필품 매장에서 따로따로 사야 해서 먼저 빵과 분유를 사고 마지막으로 생필품 매장으로 갔습니다.
샴푸 두 개를 들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는데 점원이 계산을 하고서는 샴푸를 봉지에 담다가 말고는 느닷없이 무지 큰 비닐봉지를 꺼내면서 이러더군요.
점원 : 분유와 빵도 같이 넣어드릴까요?
하시루켄 : 네? 아... 네... 부탁드립니다.
이런 것까지 챙겨주는구나... 작은 배려지만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점원의 그다음 말이 더 충격(?)이었습니다.
점원 : (분유와 빵과 샴푸를 비닐봉지에 넣으며) 빨리 눈치채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다른 물건을 손에 들고 있는 걸 보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눈치채서 미안하다는 말이었습니다. 뭔가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더군요. 마트를 나오면서도 점원의 마지막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빨리 눈치재지 못 해서 죄송합니다.”
【감동을 주는 일본의 서비스 정신】
▲ 빵과 분유가 각각 담긴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있었더랬죠.
▲ 그랬더니 이렇게 큰 봉지에 모두 담아 주었습니다.
빵과 분유는 다른 매장에서 산 거라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참 고맙더군요. 이런 배려는 몸에 배어있지 않으면 나오기 힘들 텐데 말이죠. 작은 배려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예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일본의 서비스 정신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과하다 싶을 때도 있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에서만큼은 「과유불급」이란 말이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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